합격 후 다른 국가기관인턴 면접도 궁금해서 서치를 해보다가,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답변 내용은 청산유수에, 언변이 대단하신 분들이 많더라. 그런데 그런 괴물들 사이에서 나는 대체 어떻게 합격할 수 있었을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첫번째 질문부터 말을 바보같이 더듬었다. 게다가 준비한 질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아 전문적이기보다는 굉장히 일반적이고, 평이하게 답변했다. 그 괴물들에 비하면 나는 정말 찐따였다.
그럼에도 스스로 생각했을 때 내가 최초합격자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게 세가지가 있을 것 같다. 기관에 대한 면밀한 조사, 실효성 있는 정책제안서 준비, 그리고 진정성있는 태도.
우선 나는 공공기관 자소서를 오랫동안 준비하며 늘 기업/기관의 뉴스와 사업 비전을 꼼꼼히 조사를 해왔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도 기관의 최신 뉴스와 국정과제를 섬세히 살펴본 덕택에 면접에서 내 답변과 잘 버무렸던 것 같다.
두번째로 정책 제안서는 내가 적합성을 스스로 판단하긴 어려울 것 같아서, 면접이 끝난 후 아빠에게 검토를 부탁했다. (진작 물어볼 걸)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하신 아부지의 의견은 이랬다.
’인턴에게 거창한 정책제안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하고 단순하지만 어? 이걸 왜 놓쳤지? 하는 아이디어와 정책이 눈에 띌 것이다. 국가기관은 거시적인 정책을 다루는 갑의 위치이기 때문에, 섬세한 문제해결에는 민감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네가 제안한 정책은 아주 단순하지만 탁월한 아이디어 제공일 수가 있다.‘
대충 이런식으로 말씀을 해주셨다. 따라서 mz인 내가 담은 아주 현장감 넘치는 시각이니, 기관 입장에선 흥미로울 수 있겠다 생각하고 안도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있는 태도다. 나는 자소서에 기반한 인성질문만 주구장창 준비하다가, 정책제안서에 대한 세부 질문에 얼어붙어 준비한 답변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여태 해왔던 생각, 관심사, 가치관을 모두 담아 그냥 솔직하게 답변했다. 그렇다고 해서 허심탄회하게 내 얘기를 늘어놓은 것은 아니고, 결론부에 진정성을 담아 답변에 내 색깔을 많이 넣었다고 보면 된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내가 정말 관심있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진심어린 생각들을 내뱉을수록 스스로 눈빛이 또렷해지고 시선처리가 여유로워지는 게 느껴졌다. 결국 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합격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추가적으로 면접관이 지원자의 답변을 듣는동안 다른 지원자의 동태도 살피는 모습이었다. 옆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도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 말을 더듬는 지원자가 상당히 내 모습과 겹쳐보여 응원하는 의미로 고개를 많이 끄덕였다. 굳이 경청을 하지 않더라도 상대 말에 보여주기식으로 끄덕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인턴 면접을 본 것이기때문에 정규직 면접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겠지만, 결국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말을 수려하게 하진 못하지만, 나의 진정성을 믿고 당당해지기로 했다.